강사 백은선


누워 있기 시 되기

강사 | 백은선

강의 소개

읻다에서 제 열 번 째 수업이 개설되었군요. 열 번 다 수업에 참여한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누굴까요? 네, 접니다. 지치지 않냐구? 지쳐, 완전 지쳤어(웃음). 침대를 갖다 놓고 누워서 수업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떠들기만 하면 되는데 왜 자세를 꼿꼿이 해야 하나? 그건 수업이라는 형식의 태도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수업할 때마다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재미있게 하는 것에 중점을 맞춰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러면서도 좀 더 천진하게 시에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요. 너무 모호하지요? 최근 트위터에서 화제를 모은 김명남식 작업하기 일명 40+20법에 대해 다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걸 시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적용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최대한 높은 효율로 시를 써나갈 수 있는 메커니즘 같은 게 과연 있을까? 우리는 쉬는 20분 동안도 시에 대해 생각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종일 썼다 지웠다 하며 밤새는 거 말고 가장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을 같이 연구해보는 것. 에너지를 모았다가 발사하는 게임 캐릭터처럼. 최대치의 집중도를 발휘하는 마법의 공식을 생각해보기로 해요. 그러면 밤에 좀 더 자고 학교에서 일터에서 좀 덜 피곤하고 그럼 또 밤에 시에 더 잘 몰입하고 그런 선순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님 말구.

* 합평 위주의 수업입니다.
* 수업시간이 길기 때문에 모순적이지만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는 분들에게 적합한 수업입니다.
* 말하는 것에 망설임 없이 솔직한 사람 환영.
* 첫 시간 과제와 텍스트 목록은 등록하신 분들에게 개별적으로 공지합니다.

1강

워밍업(예열구간 지나기)

첫 시간 어색한 가운데 서로 소개하고 서로의 시를 읽습니다. 첫 시간에는 텍스트를 제가 준비해옵니다. 수업에 대한 전반적이고 간략한 소개도 합니다. 서로의 내밀하고 다정한 간격을 조정하는 시간입니다. 시에 대해 조금 생각하고 많이 생각하고 계속 이야기합니다. 지속가능한 시쓰기를 모색합니다.

+합평

2강

산책하기 시 되기

오래 걸으면 어려 가지 생각이 들어요. 많은 걸 보고 듣고 천천히 보고 그러니까. 그것들이 매일 계속되면 어떤 사유가 되고 작은 눈뭉치처럼 단단해져요. 더 굴려 봐요. 더 굴려 봐요. 점점 커져요. 그 작은 결정들의 집합을 가지고 시를 써요.

+합평

3강

일상을 시로 쓴다는 것에 관하여

제 시는 일상과 좀 멀어 보여요. 그렇지만 모든 시에는 일상이 틈입하기 마련입니다.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왜 어떤 일상은 시가 되고 어떤 일상은 시가 되지 않고 지나가는 걸까요? 습작할 때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시를 쓰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너무 환상과 이미지들만 가득한 시를 계속 썼거든요. 만일 우리가 우리의 삶을 전시한다면 모든 것을 그대로 전시하지는 않겠지요. 어떤 선택과 집중이 있기 마련일 텐데, 그걸 선별하는 눈은 어디서 오는지 어떤 일상에서 시적인 순간을 만나는지 만날 수 있는지 고민해봅니다.

+합평

4강

영화보기 시 되기

모두 동일한 영화를 보고 시를 써옵니다. 다들 다른 시를 쓰겠지? 그게 저는 너무 재밌어요. 모두가 고유하다는 게.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텍스트가 결국 시의 토양이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길도 간판도 텍스트가 되지요. 영화를 보고 다 같이 시를 쓰고 그 경험에 대해 다 같이 토론해본다면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다 같이 고르자. 그럼 영향에 대해 우리는 더 깊게 생각하게 될 거예요.

+합평

5강

산문 쓰고 시라고 해보기

시인이 되고(?) 느낀 것 중 하나는 산문을 쓸 일이 참 많더군요. 그런데 시의 모드와 산문의 모드가 너무 다른 거야. 전환이 잘 안돼요. 그럼 긴 시를 쓴다 생각하고 산문을 쓰고 그랬지요. 산문을 쓰려고 썼다가 시로 발표한 적도 있어요. 시와 산문의 경계는 너무 분명한 것 같은데 또 이렇게 포개지는 영역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우리 시 쓴다고 하면 막 왠지 목욕하고 책상 정리하고 써야 될 거 같잖아요?(저만 그래?) 근데 조금 가볍게 나는 지금 산문을 하나 써보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긴 글을 써본다음 거기서 시가 될 만한 교집합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이 과정은 시가 너무 안 써질 때 매너리즘에 빠질 때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주제는 4주차에 다 같이 정할 거예요!

+합평

6강

누워있기 시 되기

스마트폰으로 시를 쓸 수 있을까? 이를 테면 자기 전에 누워서 조금씩 쓴 걸 모아서 한 편의 시로 만들면 어떨까?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조금씩 쓴 메모들로 써보면? 누워서 시 써도 불경한 거 아닌데, 저도 아직 안 해봤어요. 다 같이 해보자. 조각모음을 해봐요. 누워서 쓴 문장들은 앉아서 쓴 문장들과 다를까? 누워있자고 한 거 은유인 줄 알았죠? 정말로 해봅시다. 시를 쓰는 작은 시간들도 모이면 반짝거릴지 아닌지.

강의 대상

시를 쓰고 싶으신 분, 쓰고 계신 분들과 함께 경계를 넘어보고자 하는 것이 강의의 목표입니다. 내가 있는 곳, 내가 갈 수 있는 곳, 내가 닿을 수 있는 곳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기, 멀리 뛰어보기, 어긋나고 미끄러지기, 전력질주해보기 그것들을 시 안에서 실현시켜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강사 소개

1987년 서울 출생, 2012년 『문학과사회』 신인상, 2016년 시집 『가능세계』, 2017년 제24회 김준성문학상 수상, 2019년 시집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
산문집 <여성이라는 예술>이 있습니다. 의심하는 사람, 질문하는 사람, 매사에 솔직하고 선한 마음으로 서로 돕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자주 어려움을 느낍니다.

일시 / 장소

일시 : 2019년 7월 16일 – 8월 20일 (화요일 14:00 – 18:00 / 6주 과정)
장소 : 아카데미 읻다 (마포구 서교동 384-15 명진빌딩 401호)
인원 : 9명
수강료: 2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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