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아르튀르 랭보
  • 옮긴이 위효정
  • 발행일 2021년 4월 9일
  • 판형 132×225mm
  • 면수 208쪽
  • 정가 16,000원
  • ISBN 9791189433239
  • 전자책 미출간


책 소개

“시인은 진정 불을 훔치는 자입니다.”
자유와 미지를 갈망한 불후의 투시자
아르튀르 랭보의 사랑과 고통, 광기와 착란

《랭보 서한집》이 읻다의 서한집 시리즈 ‘상응’의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시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 열다섯 시절부터 시집 《지옥에서 보낸 한철》과 《일뤼미나시옹》에 담긴 작품을 집필한 스물한 살 무렵까지, 랭보의 창작 시기로부터 전해지는 모든 서한을 한데 묶었다. 또한 절필 이후 평범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편지 몇 편을 더해 인간 랭보의 궤적을 좇으며 그의 시가 바랐던 하나의 비전을 그렸다.

책의 첫머리에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청년 랭보의 사진과 함께 베를렌과 누이동생 이자벨 등이 그린 랭보, 서한집에 등장하는 시인들의 회합을 그린 팡탱라투르의 그림 〈테이블 구석〉, 아프리카 체류 시기의 사진 등을 수록했다. 말미에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랭보 연구자인 옮긴이가 작성한 편지 해설과 연보를 수록하여 당시 랭보와 주변인들이 처한 상황, 역사적 사건, 19세기 프랑스 문단의 동향 등에 대한 설명을 담았다. 본문 곳곳에는 편지 원본 사진을 함께 실어 자유분방한 필체와 재치 있는 그림을 통해 시인의 육성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신들이 인간을, 무한한 세계를 듣는다!”

아르튀르 랭보는 10대 중후반의 나이에 이미 문학사에 새겨질 명작을 남겼으면서도 갑작스레 문학을 떠나 여생을 상인으로 보낸 극적인 생애로 유명하다. 우리에게도 영화 〈토탈 이클립스〉, 뮤지컬 〈랭보〉 등을 통해 반항적이고 위태로운 청춘이자 영원과 미지를 찾아 방랑하는 젊은 천재로 잘 알려진 바 있다. 이 책의 1부 ‘창작 시기 1870~1875’에 담긴 편지와 메모는 랭보가 ‘삶의 혁명’을 부르짖던 시기에 쓰인 것으로, 질풍노도 시기의 방황, 세상에 대한 조소와 함께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2부인 ‘절필 이후 1878~1891’에는 창작을 돌연 중단하고 아프리카로 떠난 뒤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오직 사업과 일상의 단편들만이 담겨 있다. 이렇듯 이 서한집은 랭보의 시학뿐 아니라 한 인간의 생명력과 시의 기운이 움직이고 소멸하는 과정을 찬찬히 훑는다.

“시인은 진정 진보의 증폭자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또한 랭보의 시론을 대표하는 글이자 현대시의 포문을 연 글로 널리 알려진 ‘투시자voyant의 편지’ 또는 ‘견자見者의 편지’(1871년 5월 15일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를 비롯해 랭보가 편지에 첨부한 시 12편을 담고 있다. 이 12편 가운데 6편은 생전에 정식으로 발표되지 못했기에, 편지가 아니었다면 우리에게 전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변변한 지면을 얻을 수 없었던 무명의 시골 소년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매체는 오직 편지뿐이었기 때문이다.

랭보가 내뱉는 뜨겁고 거침 없는 낱말들 가운데서 우리는 시인의 진지한 열정과 냉소, 그를 만든 인간 관계와 외부의 영감, 삶의 이상과 현실의 충돌에서 오는 분노, 친우와 스승, 가족에 대한 사뭇 정중한 존경과 서툴지만 다정한 마음을 낱낱이 읽을 수 있다. 이 편지들은 내밀한 감정의 표현인 동시에 그가 시인으로서 자신의 언어를 벼리는 과정을 담고 있기도 하다. 《랭보 서한집》은 이렇게 한 예술가의 영혼을 비출 뿐 아니라 우리가 사랑한 작품들이 탄생하는 과정을 엿보게 해준다. 

“그리하여 나는 가리라, 멀리, 아주 멀리”

랭보는 ‘착란’을 통해 기존의 형식과 내용에서 벗어나 현실을 새로운 이미지로 그려내고자 했다. “온갖 형식의 사랑과 고통, 광기”를 경험하며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안에서 독을 길어내는 과정을 통해, 다시 말해 시적 이미지의 자율성과 역동성을 통해 시인은 “위대한 환자, 위대한 범죄자, 위대한 저주받은 자, 지고의 학자”, 즉 ‘투시자’가 된다. 랭보는 이렇듯 시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감각으로 ‘미지’에 다다르기 위한 현실을 재창조하는 과정으로 보았으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괴물스러운 영혼’을 만들어 모든 대상을 “투시”하고자 했다.

“제 말은, 투시자여야 하며, 투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인모든 감각의 길고, 거대하고, 조리 있는 착란을 통해 투시자가 됩니다.“

아르튀르 랭보, 1871년 5월 15일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일명 ‘투시자의 편지’) 중에서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현실 속에 ‘숨은 신들’(다시 말해 타자들이) 저마다 제 말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고쳐 말하고 다시 고쳐 말하려는 노력과 그 희망, 그리하여 늘 다시 말하는 언어인 시의 언어는 모든 주체가 타자가 되고 그 모든 타자가 또다시 주체가 된다고 믿는 희망이 시의 언어의 기획 속에 들어 있다”고 평한다. 랭보의 이런 시론에는 “한 사람에게 진정으로 절실했던 문제는 길고 짧은 세월이 흐른 뒤 다른 형식으로 만인에게도 절실한 문제”가 되는 문학의 신비가 담겨 있기도 하다. 프랑스 작가 미셸 뷔토르는 랭보의 초기 작품에 “독특한 표현의 힘, 경제성, 밀도, 에너지”가 담겨있으며 “현실과 마찬가지로 상상적인 것을 아주 힘차게 보게 하는 어떤 능력”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랭보는 우리에게 우리 시대의 시를, 아직 존재하지 않은 어떤 시를 상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미셸 뷔토르, 《리르Lire》 인터뷰 중에서

생애 단 6년 동안 시를 썼고, 그 외에도 많은 글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편지는 랭보의 문학론과 창작 과정 및 삶을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랭보에게 편지는 단순히 사적인 글쓰기만이 아니라 타인에게 작품을 전하는 매체였으며, 동료 문인들에게 자신의 시적 통찰과 진지함을 증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편지는 시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때로는 단순한 논평을 넘어 그 자체가 시적인 성찰이 된다.”(옮긴이의 말) 근현대 시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표지하는 ‘투시자 편지’가 보여주듯, 이 책에 수록된 편지들에는 이처럼 “자유와 미지에의 욕구가 현실과 타인을 마주하며 형상을 취하는 순간들”이 담겨 있다.


차례

창작 시기 1870~1875
1870년 초, 샤를빌 |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남긴 메모
1870년 5월 24일, 샤를빌 | 테오도르 드 방빌에게 보낸 편지
〈여름날 아름다운 저녁… 〉, 〈오필리아〉, 〈나는 한 여신을 믿습니다〉
1870년 8월 25일, 샤를빌 |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니나를 붙드는 것〉
1870년 9월 5일, 파리 |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1870년 9월 말, 두에 | 폴 드므니에게 남긴 메모
1870년 11월 2일, 샤를빌 |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1871년 4월 17일, 샤를빌 |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1871년 5월 13일, 샤를빌 |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처형당한 마음〉
1871년 5월 15일, 샤를빌 |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파리 전가〉, 〈나의 작은 애인들〉, 〈웅크림들〉
1871년 6월 10일, 샤를빌 |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일곱 살의 시인들〉, 〈교회의 빈민들〉, 〈어릿광대의 마음〉
1871년 6월 20일, 샤를빌 | 장 에카르에게 보낸 편지
〈넋 나간 아이들〉
1871년 7월 12일, 샤를빌 |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1871년 8월 15일, 샤를빌 | 테오도르 드 방빌에게 보낸 편지
〈꽃에 대해 시인에게 말해진 것〉
1871년 8월 28일, 샤를빌 |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1871년 8월, 샤를빌 |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부분)
1872년 4월, 샤를빌 |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부분)

1872년 6월, 파리 | 에르네스트 들라에에게 보낸 편지
1873년 5월, 로슈 | 에르네스트 들라에에게 보낸 편지
1873년 7월 4일, 런던 |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1873년 7월 5일, 런던 |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1873년 7월 7일, 런던 |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1874년 4월 16일, 런던 | 쥘 앙드리외에게 보낸 편지
1875년 3월 5일, 슈투트가르트 | 에르네스트 들라에에게 보낸 편지
1875년 3월 17일, 슈투트가르트 | 가족에게 보낸 편지
1875년 10월 14일, 샤를빌 | 에르네스트 들라에에게 보낸 편지

절필 이후 1878~1891
1878년 11월 17일, 제노바 | 가족에게 보낸 편지
1884년 5월 29일, 아덴 | 가족에게 보낸 편지
1884년 12월 30일, 아덴 | 가족에게 보낸 편지
1885년 1월 15일, 아덴 | 가족에게 보낸 편지
1891년 7월 15일, 마르세유 | 누이동생 이자벨에게 보낸 편지
1891년 11월 9일, 마르세유 | 어느 해운 회사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

편지 해설
옮긴이의 말
랭보 연보


책 속에서

우리는 사랑의 계절에 있고, 저는 곧 열일곱 살이 됩니다. 흔히 말하듯이 희망과 몽상의 나이이지요, – 그리하여 여기 저는, 뮤즈의 손가락이 닿은 아이로서, – 진부하다면 죄송합니다 – 제 신실한 믿음, 저의 희망, 저의 감각, 시인들의 것인 이 모든 것들 을 말하고자 합니다. – 저는 그걸 봄의 것들이라고 부릅니다. 

1870년 5월 24일, 테오도르 드 방빌에게 보낸 편지

지금으로선, 제 자신을 최대한 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시인이 되고 싶으니까요, 그러니 제 자신을 투시자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실 거고, 저도 좀처럼 선생님께 설명 드릴 수가 없을 것 같네요.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미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고통은 어마어마하지만, 강해져야 하고, 시인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시인으로 인식했습니다. 그건 제 잘못이 아니에요. “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틀렸어요. “내가 생각된다”라고 말해야 할 텐데요. 

1871년 5월 [13일], 조르주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요즘은 밤에 작업을 해. 자정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지난 달, 무슈르프랭스가의 내 방은 생루이 고등학교 정원 쪽을 향해 있었어. 좁은 창문 아래로는 커다란 나무들이 있었고. 새벽 세 시면 촛불이 희미해져. 온갖 새들은 나무에서 일제히 울어대고. 그러면 끝이야. 더 이상 일은 안 해. 그 형언할 수 없는 새벽의 첫 시간에 사로잡힌 나무들과 하늘을 봐야만 했거든. … 여름 첫새벽, 12월의 저녁들, 여기서 나를 언제나 황홀하게 해준 것들이지.

1872년 [6월], 에르네스트 들라에에게 보낸 편지

돌아와, 돌아와, 소중한 친구, 유일한 친구, 돌아와. 네게 맹세해, 착해질게. 너한테 불퉁스럽게 굴었던 건 그저 하던 농담을 물고 늘어지느라 그랬던 것뿐이고, 난 그걸 이루 말할 수 없이 후회하고 있어. 돌아와, 다 잊혀질 거야. 그 농담을 네가 믿다니, 무슨 불행인지. 요 이틀 동안 나는 끊임없이 울고 있어. 돌아와. 용기를 가져, 소중한 친구. 망쳐진 건 없어. 네가 여정을 되짚어 오면 그만이야. 우리는 여기에서 정말로 용기 있게, 인내심을 가지고 다 시 살아갈 거야. 아아! 제발 이렇게 빌게.

[1873년 7월 4일], 폴 베를렌에게 보낸 편지

창창한 햇빛 아래, 우상들을 깨부수느라 지친 그가
소생하리라, 제 모든 신들로부터 자유롭게!
하늘에서 왔으니, 하늘을 살피리라!…
진흙덩이 육신 아래 그가 지닌 신적인 것 일체가,
이상이, 꺾을 수 없는 그 영원한 사유가,
올라오리라, 올라오리라, 그의 이마 아래서 불타오르리라!
낡은 멍에를 경멸하게 된 자, 모든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진 인간이
저 지평선을 남김없이 측량하는 것을 그대가 보게 될 때,
성스러운 속죄를 베풀러 그대가 올 것이니!…
찬란하게, 빛을 뿜으며, 대양 한복판에서
그대는 솟아오르리라, 무한한 미소 속
무한한 사랑을 광막한 우주 위로 던지며!
거대한 입맞춤의 전율 속에서
세계는 거대한 리라처럼 진동하리라!

1870년 5월 24일, 테오도르 드 방빌에게 보낸 편지, 〈나는 한 여신을 믿습니다〉

제 말은, 투시자여야 하며, 투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인은 모든 감각의 길고, 거대하며, 조리있는 착란을 통해 투시자가 됩니다. 온갖 형식의 사랑, 고통, 광기, 그는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안에서 온갖 독을 길어내어, 거기서 정수만을 간직합니다. 모든 믿음을, 모든 초인적 힘을 동원해야 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이지요, 거기에서 그는 누구보다도 위대한 환자, 위대한 범죄자, 위대한 저주받은 자가, – 또한 지고의 학자가 됩니다! – 그는 미지에 도달하니까요! 그는 제 영혼을, 이미 풍요로운 그것을 누구보다 더 많이 경작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미지에 도달하고, 그때 미치다시피 되어, 자기가 본 비전들에 대한 앎을 상실하기에 이를 때, 그는 그것들을 본 겁니다! 그가 들은 바 없고 이름할 수도 없는 것들로 도약하다 고꾸라지기를. 또 다른 무시무시한 일꾼들이 올 것이고, 그들은 다른 이가 넘어졌던 지평에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1871년 5월 15일,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그러므로 시인은 진정 불을 훔치는 자입니다. 그는 인류를, 심지어 동물들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창안물들이 느껴지게, 만져지게, 들리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가 저편으로부터 가져온 것에 형체가 있다면 형체를 부여하고, 형체가 없다면 형체 없음을 부여해야 합니다. 하나의 언어를 찾아낼 것. 

… 이 언어는 영혼을 위한 영혼의 언어, 냄새와 소리와 색채 그 모든 것을 압축하면서 사상을 낚아 끌어내는 사상일 것입니다. 시인은 자기 시대 보편의 영혼 속에서 깨어나는 미지의 양을 좌우할 것입니다. 공식화한 자기 사상보다 더한 것을, 진보를 향한 행진의 기록 그 이상의 것을 그는 내놓을 것입니다! 어마어마한 것들이 모두에게 흡수되어 표준이 될 것이니, 시인은 진정 진보의 증폭자가 될 것입니다!

1871년 5월 15일,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지은이 | 아르튀르 랭보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Jean Nicolas Arthur Rimbaud. 1854년 10월 20일 프랑스 시골 소도시 샤를빌에서 태어나 강퍅한 홀어머니 밑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라틴어 작문 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한 우등생이었으나, 열다섯 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문학에 몰두하며 부르주아사회의 불의와 종교의 위선을 규탄하는 시를 썼다. 가출을 되풀이하다 중학교를 마치기 전 학교를 그만두고 파리코뮌에 열광하며 삶의 변혁을 이끌 언어를 모색한다. 자신의 작품을 여러 시인에게 보내던 중 1871년 베를렌의 도움을 받아 상경, 파리 시인들의 모임에서 일약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무분별한 도발로 이내 문단에서 멀어지고, 1872년 베를렌과 파리를 떠나 브뤼셀, 런던을 전전하며 함께 생활하지만 둘의 관계도 한 해 만에 파국으로 끝난다. 1873년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완성했으나 인쇄 대금을 치르지 못해 책이 유통되지 않았고, 이듬해 엮은 산문시집 《일뤼미나시옹》의 원고 역시 미간 상태로 남는다. 1875년 무렵 돌연 글쓰기를 그만두고 세계 각지를 방랑하다 아프리카에 자리 잡는다. 베를렌 등의 노력으로 1880년대부터 그의 시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대담한 형식, 강렬한 이미지로 젊은 시인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키지만 상인이 된 랭보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1891년 골수암에 걸려 프랑스로 돌아와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뒤 그해 11월 10일 마르세유에서 사망한다.


옮긴이 | 위효정

고려대학교에서 철학 및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파리 낭테르 대학에서 랭보의 시에 대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랭보 사전》(Classiques Garnier, 2021) 집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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