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듀나
  • 발행일 2024년 2월 11일
  • 판형 127×188mm
  • 면수 456쪽
  • 정가 19,000원
  • ISBN 9791193240205
  • 전자책 미출간

책 소개

“듀나(DJUNA)의 하이텔 월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듀나 데뷔 30주년 기념 초기 단편집 출간!
21편의 초기 단편과 작가가 직접 쓴 21편의 코멘터리 수록!

‘한국 장르소설의 거장’, ‘한국 SF의 개척자’, ‘얼굴 없는 작가’, ‘압도적인 경이감을 주는 이야기꾼’, ‘영화 평론가’ 등 다양한 존재감으로 우리에게 항상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선사했던 작가 듀나가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장르소설 독자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이름이자, 나아가 한국 문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된 ‘듀나의 시작’을 기념하고, ‘듀나 월드’를 즐겨온 독자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주고자, 읻다 출판사에서는 작가의 초기 단편 21편과 작가가 직접 쓴 21편의 코멘터리를 묶어 ‘하이텔 버전 특별판’인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만들었다.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는 작가의 데뷔 일인 2월 11일에 맞추어 출간되었다.

미발표 데뷔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 수록,
〈새는 바가지〉, 〈정종주 씨의 경우〉, 〈홍장표 씨의 경우〉 단행본 최초 공개!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에는 ‘듀나’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첫 작품이자 ‘하이텔’에서만 공개되었단 미발표 데뷔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비롯하여, 어느 단편집에도 수록된 적 없던 〈새는 바가지〉와 〈정종주 씨의 경우〉, 그리고 〈홍장표 씨의 경우〉 등 작가가 소중히 생각하는 여러 단편이 실려 있다. 21편의 단편 끝에 붙은 작가가 직접 쓴 코멘터리는 30년이 흐른 뒤 자신의 초기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는 작가의 솔직담백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듀나의 작가 데뷔 30주년을 축하하며,
다가올 40주년과 50주년을 응원하며

컴퓨터가 신문물이었고 인터넷은 아직 대중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았으며 한국 SF의 계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천진난만한 그 시절에, 장르소설을 갖고 놀던 듀나란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궁금한 독자들이라면 이 책만큼 좋은 선택지가 또 있을까? 마감일이 없어도 폭포수처럼 작품을 쏟아내던 ‘90년대 레트로 듀나’를 다시금 만날 수 있는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 

무엇보다 듀나의 작가 데뷔 30주년을 축하하며, 앞으로 다가올 40주년, 그리고 50주년을 응원하는 이들에게라면 이 책이 더 없이 소중하지 않을까? 파격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과 촘촘한 편집은 덤이다. 조금 쑥스럽더라도 같이 외쳐보자. 포레버 래빗! 포레버 듀나!


차례

머리말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
코멘터리

시간 여행자의 허무한 종말
코멘터리

미메시스
코멘터리

바벨의 함정
코멘터리

그레타에서 내려온 복음
코멘터리

도플갱어
코멘터리

렉스
코멘터리

존재 증명
코멘터리

새는 바가지
코멘터리

팔림세스트
코멘터리

원칙주의자
코멘터리

장례식
코멘터리

일곱 번째 별
코멘터리

파도바의 비너스
코멘터리

느뵈 변주곡
코멘터리

꼭두각시
코멘터리

술래잡기
코멘터리

홍장표 씨의 경우
코멘터리

어른들이 왔다
코멘터리

토끼굴
코멘터리

정종주 씨의 경우
코멘터리

부록


책 속에서

앤아버 대학의 물리학과 교수인 제임스 크로버는 8년 동안이나 타임머신 개발에 골몰하고 있었다. 그가 어떤 이론에 바탕을 두고 이 계획을 추진했는지는 나도 모르니까 묻지 말라. 어쨌든 그의 이론은 1992년 11월 14일 완벽하게 입증되었고, 다음 해 5월 25일 오후 1시 20분, 마침내 그는 그의 이론에 토

대를 둔 타임머신을 완성했다.

타임머신을 완성하자마자, 크로버 교수는 당장 그 기계에 올라타고 기원전 399년 그리스로 날아갔다. 그는 소크라테스 재판이 플라톤이 기록한 것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플라톤 애호가였다. 타임머신이 도착한 곳은 아테네에서 동남쪽으로 17킬로미터 떨어진 벌판이었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길 하나가 아테네를 향해 나 있었다. 날짜는 3월 17일, 소크라테스가 처형되기 몇 개월 전이었다. 

13쪽

“아줌마도 경찰이에요?”

꼬마가 말했다.

“응.”

난 얼굴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렉스가 오빠를 죽였나요?”

난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렉스가 누구지?”

“그냥 렉스예요.”

꼬마는 우물거리더니 달아나 버렸다.

난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몰로토 부장, 렉스가 누구죠?”

“렉스?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123쪽

삼촌은 우리 식구의 충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이틀 뒤 블라카낭족의 구조선이 충주에 왔다. 삼촌은 보따리 하나를 챙겨 들고 삼촌이 구조한 블라카낭족 외계인과 함께 그 우주선에 올라탔다. 우리는 우주선이 한 점의 푸른빛이 되어 밤하늘 속으로 녹아들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이제 그놈 폈네, 폈어.” 아버지가 말했다.

“아유, 10년 묵은 똥이 쑥 내려간 것 같네.” 어머니가 말했다.

다시 우리 집에 평화와 고요가 찾아들었다. 가끔 아버지는 “그놈 지금 뭐 하고 있으려나?” 하고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176쪽

지은이 | 듀나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의 논픽션을 썼다. 2021년에 장편소설 《평형추》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4년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초기 단편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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