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박애진
  • 발행일 2023년 5월 1일
  • 판형 128×188mm
  • 면수 232쪽
  • 정가 15,000원
  • ISBN 9791189433734
  • 전자책 출간

책 소개

“전쟁은 일으킨 쪽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흔을 남겨요. 그것도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요. 무스타파가 그랬죠? 신념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 수도 있다고요.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너도나도 고아로 자라지 않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웃으며 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면, 네, 목숨을 걸 가치가 있어요.”

‘전쟁’과 ‘평화’ 사이,
감춰져 있던 아픔의 순간들을 맑게 비추는
용감하고 아름다운 두 공주의 액션 스팀펑크 성장소설

손쉬운 전쟁과 까다로운 평화 사이,
평화의 길로 한 발짝 걸어가는 두 공주의 성장담

2022년 SF 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소설가 박애진의 신간이 읻다의 장르문학 브랜드인 ‘포션’에서 출간되었다. 평화로운 왕국 바탄에 살고 있는 소년 ‘알리바바’는 새 글라이더의 시험비행을 하던 중 우르크의 막내 왕자 ‘마무드’를 노린 비적단과 조우한다. 비적단은 왕자 납치에 실패하고 한편, 재정난을 겪고 있는 바탄의 공주 ‘키미아’는 ‘두반’, ‘마무드’, ‘카심’을 두고 누구와의 혼인이 왕국의 앞날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한다. 그사이 알리바바는 비적단의 소굴을 알아내고, 이들이 비적이 아니라, 멸망한 왕국 ‘시완’의 군사이며, 이들을 이끄는 두목이 ‘모르지아나’ 공주임을 알게 된다. 두 공주는 왕국의 존립을 위해 서로에게 화살을 겨누는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을 재해석하여,
여성의 시선으로 전유하는 ‘전쟁과 평화’

《알리바바와 수수께끼의 비적단》은 우연히 40인의 도둑이 보물을 감춘 동굴을 발견한 ‘알리바바’가 형 ‘카심’에 버금가는 부자가 되고, 도둑의 보복에 하녀 ‘모르지아나’의 도움으로 무사히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중동 지역의 민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을 재해석한 소설이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등에 활용되는 등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원형을 제공한다. 그러나 대개 모험을 마친 주인공에게 보상처럼 공주가 주어진다거나, 화분처럼 고요하게 있던 여성이 왕자의 능력에 의해 구출되는 등 여성 인물은 수동적인 위치에 놓이곤 한다. 그러나 “꽃이 무색하도록 화사하게 빛나는 이는 왕자이십니다”라고 말하는 ‘카미아’ 공주의 면면이나, 왕국의 안위를 살피고 적극적으로 출격에 앞서는 ‘모르지아나’ 공주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이 소설의 통쾌함이 전투 장면이 아닌, 성별 반전에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알리바바와 수수께끼의 비적단》은 여성의 시선으로 다시 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자, “대부분 여자, 노인, 아이들”인 왕국의 평화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21세기 버전 《전쟁과 평화》라고 할 수 있다.

‘여성’, ‘평화’, ‘공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며, 새로운 감수성을 그리는 작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볼까.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두 공주가 평화를 협상하는 장면은 이 책의 중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르지아나’ 공주는 바탄의 공주 ‘키미아’에 비밀 전서를 보낸다. “시완의 공주로서 시완과 바탄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나를 만나러 와주십시오.” 책의 절정부는 장대한 전쟁이 아닌 소곤한 대화와 지난한 설득으로 전개된다. 즉, 평화는 전쟁의 승자가 영토와 국민을 흡수합병하는 ‘결과’가 아닌,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음을 역설한다. 두 왕국은 공주를 왕으로 추대하고, 여성적 감수성을 등에 업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며 책은 끝을 맺는다. 이렇듯 손쉬운 폭력 대신, 까다로운 평화의 편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알리바바와 수수께끼의 비적단》은 새로운 시대의 감수성을 만들어나간다.


차례

1부
2부

작가의 말


“난 하누아에서 자랐어. 이 계곡의 바람은 누구보다 잘 알아!” 알리바바가 자기 자신과 글라이더를 독려하는 말을 뱉었다. 무스타파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수없이 설계도를 고치며 크고 작은 톱니바퀴를 깎고, 작은 나사 하나까지 모두 직접 조였다. 알리바바는 수직 상승기를 응용해 바람을 쏘며 균형을 잡았다. “가자!” 뿌리만 남은 날개도 바람을 맞이했다. 알리바바는 새처럼 창공을 날았다.

p.49

두건이 사라진 자리에 커다란 눈과 앙증맞은 코, 살짝 벌어진 입술이 나타났다. 콧잔등과 뺨에는 참깨 모양 주근깨가 가득했다. 불어온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며 햇볕에 그을린 이마 위로 기다란 흉터가 드러났다. “여자였어?”알리바바가 믿어지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떴다.

P. 53

“주변을 둘러보세요. 꽃은 지천으로 널려 있답니다. 이 많은 꽃 중 제가 왕자를 택해야 할 이유가 뭐죠? 아니, 애초에 제가 꽃을 택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P. 76

“돈이나 권력 말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뭘까요? 목숨을 걸고서라도 말이에요.” “글쎄다…… 신념?”“신념이요?”“신념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 수 있지.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악랄한 짓이라도 기꺼이 할 수 있고말고.”

p.121

“전쟁은 일으킨 쪽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흔을 남겨요. 그것도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요. 무스타파가 그랬죠? 신념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 수도 있다고요.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너도나도 고아로 자라지 않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웃으며 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면, 네, 목숨을 걸 가치가 있어요.”

p.160

“알리바바는 커다란 8자 비행을 끝으로 시험 비행을 마치며 무사히 착륙했다. 그의 전신에서 분수처럼 자신감이 뿜어져 나왔다. 알리바바는 몰랐겠지만 그는 이 순간 단지 한 번의 비행을 성공한 게 아니라 소년기를 지나 청년기로 가는 문턱을 넘고 있었다.”

p.173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 같거든요.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비적들이 공격하자 이불 속에 숨던 내가, 당신에게 힘이 된 다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 용기가 나요.”

p187

지은이 | 박애진

작업 중 커피는 필수, 디저트는 선택. 동남아시아 믹스커피를 종류별로 구비해서 돌아가며 마신다. 주 7일, 1년 360일 근무에 만족하며, 죽기 전에 하드 속 착상 폴더에서 무한히 쓰인 번호표를 쥐고 대기 중인 글들을 다 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SF, 판타지, 스릴러,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며, 다수의 앤솔러지에 단편을 발표했다. 연작소설집 《우리가 모르는 이웃》, 작품집 《원초적 본능 feat.미소년》, 《각인》을 출간했다. 장편소설로는 《지우전: 모두 나를 칼이라 했다》, 《부엉이 소녀 욜란드》, 《바람결에 흩날리고 강을 따라 떠도는》이 있다. 2022년에 장편소설 《명월비선가》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첫 번째 꿈은 만화가였고 지금도 그림 그리기를 즐긴다. 여행도 좋아해서 드로잉을 곁들인 여행기나 영원한 영감의 원천인 고양이 일러스트집을 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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