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김홍·위수정·이주란·최미래·함윤이
  • 발행일 2023년 5월 19일
  • 판형 130×200mm
  • 면수 228쪽
  • 정가 15,000원
  • ISBN 9791189433437
  • 전자책 출간 예정

책 소개

16가지 유형을 소설로, 우주 최초 MBTI 테마소설집
대망의 마지막 3권 출간!

우주 최초 MBTI 소설집. 16가지 MBTI 유형을 모두 담아 총 세 권으로 기획한 읻다의 MBTI 테마소설집 시리즈가 그 대망의 마지막 책인 3권 《우리 MBTI가 같네요!》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한 명의 소설가가 하나의 MBTI 유형을 택해 인물의 면면을 그린다는 기획으로 시작된 이번 시리즈는, 1권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INTJ, INTP, ENTP, ENFP, INFJ, INFP), 2권 《저는 MBTI 잘 몰라서…》(ESTJ, ENTJ, ISTJ, ISTP, ESTP), 3권 《우리 MBTI가 같네요!》(ESFP, ENFJ, ISFP, ESFJ, ISFJ)를 통해 16가지 MBTI를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속을지라도 한번은 의심 없이 믿어보고 싶은 환한 친절의 세계,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다정함의 끝판왕, F 유형 특집

3권 《우리 MBTI가 같네요!》는 다정함의 끝판왕 ‘F’ 유형 특집이다. T가 ‘Thinking’이라면, ‘F’는 ‘Feeling’이다. 자기만의 스타일로 탄탄한 독자층을 지닌 김홍, 위수정, 이주란, 최미래, 함윤이 소설가는 공감 능력을 필수 장착하고 소설에 참여했다. 저마다의 공감 색으로 칠해진 다섯 가지 MBTI 유형으로 묘사되는 인물을 통해 우리는 ‘나’와 같은 인물에게서 공감을 얻고, ‘나’와 다른 인물에게서 다름을 배운다.

MBTI 기본 회화 3가지

이제 우리는 옆자리 동료의 힘든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 우리에게 16가지의 MBTI만 있다면. 어린아이가 흘린 과자를 몰래 주워 먹듯이, 우리는 결국 또 하고 만 실수들을 몰래 집어 가슴에 쏙 넣을 수 있다. 우리를 설명해 줄 16가지의 MBTI만 있다면 말이다. 바야흐로 MBTI의 시대다. 오늘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 누군가가 내 MBTI를 물어오지 않으면 괜스레 서운해질 정도다. 사회인이라면 적어도 ‘I’와 ‘E’의 차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MBTI를 묻고 답하며 얻은 정보로 우리는 서로에 대한 호감을 저 하늘 끝까지 밀어 올린다. 시작이 반이라고들 하니까, MBTI 기본 회화 3가지에서 시작해 보자.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가 첫인사다. (따라 해보자.) “저는 MBTI 잘 몰라서…” 하고 대답해도 괜찮다. (따라 해보자.) 물론, “우리 MBTI가 같네요!” 하는 답이 돌아오면 더없이 기쁘겠지만. (따라 해보자.)
기본 회화 다음은 이제 실전 소설의 세계다.

“문제가 있다면 산해 씨가 너무 밝다는 거였다.” (김홍, 〈여기서 울지 마세요〉)

빵집 점장인 ‘나’와 아르바이트생 ‘산해 씨’의 우정을 그린 하이퍼리얼리즘 유머 소설. ‘나’는 작은 빵집의 점장이다. 산해 씨는 밝은 알바를 뽑아야 가게 분위기도 밝아지고 손님도 많아진다는 신조를 가진 ‘회장’의 가게에서 일하는 ESFP 아르바이트생이다. 하지만, 출근 두 달 만에 5000럭스를 돌파한 산해 씨의 밝기를 회장은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산해 씨는 크리스마스에 해고 통보를 듣게 된다. 산해 씨 대신 LED 옷을 입고 가게를 밝히던 ‘나’는 그동안 산해 씨의 환한 빛에 얼마나 빚지고 있었는지 뒤늦게 깨닫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TV를 보다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온 산해 씨를 보게 되는데……. ESFP는 밝기만 할까? 아니, 밝기만 하면 또 어때? 〈여기서 울지 마세요〉는 ‘밝음’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누군가의 ‘밝음’을 착취할 권리가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MBTI를 믿는 건 세상이 잘못되는 것과 관계없었다. 문제는 나였다. […] 나는 그냥 비겁했다. 나를 위해 재채기를 해준 산해 씨에 비하면 반의반도 되지 못하는 인간이었다. 용기도 의지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렇게 눈물을 쏟아내는 것밖에 없었다.

38쪽

“혜신아, 9가 이기는 게임이 뭔지 알아?” (위수정, 〈9〉)

자신이라고 믿었던 과거의 모든 걸 두고 카지노에 붙박인 ‘혜신’의 이야기. 부부 동반으로 스키장에 놀러 갔던 ‘혜신’은 남편 ‘동재’를 따라 재미로 가게 된 카지노에서 ‘바카라’라는 게임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날 혜신은 ‘노력과는 무관한 운’의 매력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다. 게임이 끝나고 화장실에 간 혜신은 화장이 지워지고 눈 밑이 검어진 얼굴을 보며 생각한다. ‘이게 나인가? 이게 나……라니.’ 혜신은 친구의 집에서 자고 간다며 ‘동재’에게 거짓말하고, 카지노로 향한다. 그런 혜신에게 ‘소라’가 다가와 말을 건다. “죄송한데, 저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동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경고한다. “혜신아, 듣고 있어?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지만, 혜신은 소라와 함께 동재가 준 돈으로 마지막 베팅을 하는데……. 혜신이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는 건 단순히 도박에 중독되어서일까? 아니면, 사람 좋아하는 평범한 주부가 아닌 진짜 자신의 모습에 중독되어서일까? 〈9〉는 평범한 것 같기도, 평범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한 혜신을 통해 게임 같기도, 노동 같기도 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거든. 왜, 그거 있잖아. 요즘 성격 구분하는 테스트…….

MBTI?

응. 거기 보면 내가 딱 외향적이고 계획적인 그런 사람이거든. 정확하게 맞아. 그리고 너무 양심적이지. 그래서 이 모양으로는 가족들한테 못 가겠어. 도저히.

그건 그냥 핑계 아닐까요?

69쪽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주란, 〈안경〉)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나’와 ‘내 친구’는 발이 묶이게 된다. 마을버스와 택시의 운행이 중단되는 동안, 두 사람은 ‘나’의 집에서 카레를 만들어 먹거나, 인생 그래프를 그리거나,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따위를 서로에게 물으며 시간을 보낸다. 지금의 자신이 싫어진 이야기를, 그만둔 지 한 달쯤 된 일에 대한 이야기를, 이젠 돈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말하다가도, 둘의 대화는 또다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로 되돌아온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리얼리티 관찰 프로그램을 찍는다면 통편집이 될’ 거라고 말하지만, 이주란의 소설을 읽는 사이 우리는 언제나 서서히, 그리고 고요히 소설 속 ‘나’와 ‘내 친구’가 되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나에 대해. 우리 삶에 대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가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 같은 자리에 늘 있는다는 것은 정말 가만히만 있다고 해서 가능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애초에 가능하지 않고, 겉으론 어때 보일지 몰라도 속으론 최선의 힘으로 버티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107~108쪽

“나보고 사람들이 강아지 같대. 즐겁고 발랄하다고.” (최미래, 〈양지바른 곳〉)

할머니의 심부름으로 흡혈인 ‘조황주’를 찾아 나선 두 친구의 이야기. ‘나’는 친구 ‘김서정’의 부탁으로, 김서정 할머니의 친구인 흡혈인 조황주를 찾는 여정에 동행한다. ‘나’는 김서정이 할머니의 심부름을 하는 동안 흡혈인도 보고, 여행도 할 겸 따라나선 건데,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은 듯한 김서정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둘은 우여곡절 끝에 조황주를 만난다. 그리고 김서정과 자신이 MBTI 유형이 같다는 걸 알고 신난 조황주와 함께 밤새도록 술을 마신다. 긴 술자리 사이,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자다 깬 나는 홀로 깨어 있는 조황주에게 서정과 둘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묻는데……. 김서정이 ‘나’를 찾아와 수치심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목소리로 말하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사람이 거주했던 시간으로 집이 채워진다면, 사람은 무엇으로 다시 채워질 수 있을까.’ 사람을 너무 좋아하면 마음이 쓸쓸해진다지만, 적어도 ‘나’를, 김서정을, 조황주를, 김서정의 할머니를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양지바른 곳〉은 그런 소설이다.

저는 사람 때문에 상처받은 적이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좋습니다. 사람에게서는 잘 마른 풀 냄새가 납니다. 겨울에 얼었다가 녹아서 축축해진 풀이 이른 봄 양지바른 곳에서 새싹과 뒤엉키며 잘 마르는 냄새가 나요.

158쪽

“너 진짜로 귀신이 보이냐?” (함윤이, 〈수호자〉)

7년 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생 ‘나’와 ‘무조’의 이야기.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나’에게 귀신이 붙는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나는 무조를 만나기로 마음먹는다. ‘나’는 무조에게 전화를 건다. 둘이 같이 졸업한 고등학교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무조가 아이들의 기절 놀이에서 나를 구했던 날, 양호실에서 나는 무당인 무조의 엄마와 우연히 만났었다. 7년 만에 만난 무조에게 ‘나’는 부탁한다. “이것 좀 떼어줄 수 있어?” 무조와 함께하는 모든 날이 특별했던 ‘나’. 설레지만 불안하고 뜨겁지만 자유로운 무조와의 만남은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무조의 정체는 무엇일까. 무조는 정말 ‘나’의 ‘수호자’일까.

내 행복과 안전이 자신의 책임인 듯 느껴진다고, 아니, 그보다는 자신의 책임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자신이 나를 살필 수 있길, 또 보호하길 바란다는 얘기를 몇 번이나 했다. 그러니까 네가 원할 때면 내가 갈게. 무조가 말했다. 내가 있는 데로 오겠다고, 언제 어디서든 그럴 수 있다고 했다.

188쪽

안전하고 귀엽게 고유해지는 법이 궁금하다면,

16가지의 MBTI 안에서 우리는 안전하고 귀엽게 고유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힘을 얻고 난 뒤에야 비로소 16가지의 MBTI 밖으로 나가 고독하면서도 명랑하게 인생을 살아가면 될 일이다. MBTI가 유치하다고? 가끔은 유치함이 아름다움을 구원할 때도 있는 법이다. 물론, MBTI는 유치함보다는 귀여움에 더 가깝지만.

인간의 본질을 정말 MBTI의 16가지 유형만으로 분류해 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작가도, 편집부도, 아마 독자들도 그게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16편의 소설을 통해 각각 MBTI를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궁금했을 뿐이다. 누군가 이 소설집을 읽고 나서 “세상 사람들이 열광하는 MBTI라는 게 뭔지 나도 좀 알고 싶어졌”다면 그것만으로 마음이 놓인다.


차례

김홍(ESFP) …… 〈여기서 울지 마세요〉
위수정(ENFJ) …… 〈9〉
이주란(ISFP) …… 〈안경〉
최미래(ESFJ) …… 〈양지바른 곳〉
함윤이(ISFJ) …… 〈수호자〉

부록


책 속에서

문제가 있다면 산해 씨가 너무 밝다는 거였다. 정말이지 밝아도 너무 밝았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거의 3000럭스에 육박했던 거다. 독서에 적합한 조도가 500럭스 정도고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전자 제품 조립라인이 2000럭스 정도다. 어두컴컴한 창고는 50럭스 정도. 30럭스 정도만 돼도 물건 구분 다 되고 박스 나르는 데 문제가 없다. 산해 씨는 계속 밝아져 출근 두 달 만에 5000럭스를 돌파했다.

13쪽, 김홍, 〈여기서 울지 마세요〉

마음속에 불을 지닌 사람은 틀림없이 누군가를 다치게 한다. 그래서 산해 씨도 떠나보낸 거다. 나는 알고 있었다. MBTI의 확산은 전 지구적인 재앙을 암시하고 있다는 걸 말이다.

30쪽, 김홍, 〈여기서 울지 마세요〉

혜신은 매일을 기록했다. […] 날짜, 날씨, 오늘 잃은 돈, 딴 돈, 갚을 돈, 카지노 출입 시간, 테이블 넘버. 노트는 벌써 두 권을 꽉 채우고 세 권째였다. 이 노트를 다 쓰기 전에 집으로 돌아간다. 혜신은 첫 번째, 두 번째 노트를 쓸 때 계획했던 일을 세 번째 노트를 쓰면서도 또다시 계획했다. 계획이 이렇게 어긋난 적이 있었던가. 없었지. 혜신은 괴로웠다.

53쪽, 위수정, 〈9〉

변했어요?

응?

아니, 변하셨다길래.

내가 그랬나? 나…… 그냥 정말 평범한 주부야. 사람 좋아하는.

그걸 믿어요?

믿냐니?

소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넌 내향인이지? 딱 봐도 보여. 그리고, 이성적이고.

소라는 빙그레 웃었다. 딱 봐도 그래 보여요? 그런데 사람이 정말 변하는 걸까요, 아니면…… 아니에요.

69쪽, 위수정, 〈9〉

어떤 것에 대해 너무 많이 알면(안다고 여기면) 또 너무 많은 오류가 동시에 쌓이기도 하잖아.

108쪽, 이주란, 〈안경〉

생각해 봤는데, 돈도 돈이지만 아무래도 난 저 세 명의 청소년들을 웃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네가 지금의 일을 찾았듯이.

내 친구가 말했다. 될 수 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고 난 생각했다. 내 친구는 긴 생각에 빠진 듯, 맞은편에서 여전히 에어 농구를 하는 청소년들을 바라보았다.

서두르지는 않을거야.

117쪽, 이주란, 〈안경〉

옛날에 네가 나한테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고 했던 거 기억나? 그래서 내가 개소리하지 말라고 짜증 냈잖아. 근데 사실 나 그런 소리 되게 많이 들었다. 정이 많다고. 사람 너무 믿지 말라고. 개처럼 말이야. 멍멍이 같대.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괜한 소리지 뭐.

멍멍.

뭐야.

어때? 나 개 같아? 멍멍.

159쪽, 최미래, 〈양지바른 곳〉

나는 그런 김서정의 뒤통수를 가만 바라보았다. 단정하고 튼튼하게 잘 지어진 집. 햇빛이 창문 모양 그대로 드리워 바닥을 따뜻하게 데우고, 그 집에는 손님이 곧잘 찾아온다.

162쪽, 최미래, 〈양지바른 곳〉

상대를 책임지거나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은 대체 무얼로 만들어졌나. 그 말들은 나를 더듬대는 대신 세차게 후려쳤다. 목을 조르고 눈앞을 부옇게 했다. 기절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어 나는 스스로 내 목을 죄기로 했다.

188쪽, 함윤이, 〈수호자〉

숨 참아. 무조가 말했다. 나는 그의 말을 따랐다. 촘촘한 힘이 목을 눌렀다. 나는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도 흰 점은 찍혔다. 굉장한 눈바람에 뒤덮이듯이, 점차 눈앞을 가득 채우는 백색이 예나 지금이나 아늑했다.

선우야.

무조가 나를 불렀다.

넌 제발 그러지 좀 마라.

194쪽, 함윤이, 〈수호자〉

지은이 | 김홍

소설집 《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장편소설 《스모킹 오레오》, 《엉엉》이 있다.


지은이 | 위수정

소설집 《은의 세계》가 있다.


지은이 | 이주란

소설집 《모두 다른 아버지》, 《한 사람을 위한 마음》, 《별일은 없고요?》, 장편소설 《수면 아래》와 중편소설 《어느 날의 나》가 있다.


지은이 | 최미래

소설집 《녹색 갈증》이 있다.


지은이 | 함윤이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되돌아오는 곰〉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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